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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SSED IN JESUS












케냐에서의 마지막 날. 차를 타고 마사이족으로 가고있다. 가는 데만 3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케냐 안에서도 외진 곳인 듯 하다. 자다 일어났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 펼쳐진 초원을 달리고 있다. 산양과 가젤, 야생 동물들이 초원을 뛰어다니고 있다. 놀랍다.


말로만 듣던 마사이족에 내가 오다니. 형형 색색의 전통의상을 입고 귓볼은 구멍을 뚫어 커다랗게 늘어뜨렸다. 생김새도, 말도, 문화도 전혀 다르지만 이들 또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고귀한 영혼들일테지.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한 분 하나님을 예배했다. 비록 음식은 맨손으로 먹었지만 말이다 ㅋ



마지막. 나이로비 공항. 한시간 뒤면 스물한살 재필이의 아프리카 이야기는 끝이난다.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서 하나님이 많은 것을 보여주셨다. 가젤, 사슴, 양떼, 소떼, 타조,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대자연과 밤이 되었을 땐 별똥별과 세상에서 가장 맑고 많은 별들을 수놓아주셨다. 버스를 잠시 멈춰 바닥에 누워 아브라함이 봤던 그 별을 바라보며 기도를 했다. 그리고 케냐에 일년만에 내리는 빗방울이 있었다. 하나님의 수많은 선물과 축복 가운데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다.


그동안의 긴장이 풀어져서인지 갑자기 온몸이 쑤시고 에너지가 쭉 빠진다. 모두가 하나같이 말한다. 떠나기 싫다고. 이대로 여기서 쭉 살자고ㅋ 꿈이다. 하나님이 꾸게하신 현실보다 아름다운 꿈.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고, 길은 좁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 곳 검은대륙의 사람들은 아직도 고통을 걷고있으나 우리는 그들이 간절히 꿈꾸는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일상 속에서 누리고 있다.

어쩌면 이 사람들의 질병과 고통이 우리의 죄와 사치 때문이 아닐까...


25시간 뒤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나는 지금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있는데 서울은 눈이 내리는 겨울이라니...

14일 남짓의 시간동안 느낀 감정과 맡은 공기, 바라본 하늘과 함께했던 흑인들, 그 모든 시간과 공간의 조각들을 어찌 몇자 글로 정리할 수 있을까. 하나님과 나만 아는 이 가슴에 담아두려 한다.


저 멀리로 사라져버린 별빛들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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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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