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

DRESSED IN JESUS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다 속에서 무언가 꿀렁이는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왠지 눈물일 것만 같았다.

공연 연습 중에 떨어져 크게 다칠뻔 했다.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었는데 손 인대가 상한 것에서 그쳤다. 엑스레이, 물리치료, 침치료를 받고 손에 테잎을 감은 채 패딩 지퍼도 제대로 올리기 힘든 우스꽝스러운 지금의 나를 보았다.


임박하는 시간들 앞에 나는 속수무책이다. 공연 날짜가 임박했고 새처럼 날아가버릴 것만 같은 마음의 연약함에 임박했다. 상황은 언제나 그렇듯 내 생각과 스타일대로 흘러가지 않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몰고온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이 또한 늘 그래왔지만 지금의 나는 건강하게 무사하게 웃으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러나 두려운 것이다. 인생에 실수를 남길까봐. 어떠한 하나의 실패로 남겨질까봐...


집 안에서도 입김이 보인다. 밖이 무섭다. 세상이 무섭다.

내 안에 십자가는 어디로 갔는지. 힘겨운 틈사이로 기도를 하고 말씀을 보는데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처럼 어디론가 새어나가버리는 것 같다.


14일의 시간을 나는 잘 버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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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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