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2. 21

DRESSED IN JESUS


떠나기 전 마지막날 자유시간을 허락받았고 보람목사님 현경선생님 은숙선교사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간단한 쇼핑을 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가진 못했지만 근처에 보람목사님의 bmw를 타고 경치를 보며 식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분들의 신앙과 삶에 대해, 그리고 이 곳 독일 선교지에 머물고있는 마음들에 대해.
어디서도 배우고 들을 수 없는 내가 존경하는 그분들의 생생한 에센셜을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흐린 날. 떠나기 하루전 조용히 생각을 거슬러보면 내 마음에 은혜의 흔적이 남겨져 있다. 하나님께서 2017년에 나를 이 곳에 보내주신 까닭이 분명 있었음을 믿게 된다.
시편학교서부터 독일까지. 솔직히 고되고 힘들고 긴 시간이었다. 훈련소를 끝마친 군인의 마음처럼 훈련을 무사히 마치게되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보람목사님도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군대같은 이 곳이 싫지만 매년 하나님께 기도로 여쭙고 그저 주님의 음성에 따라 순종하는 것만을 첫번째 기준으로 삼고계셨다.
즉흥적이고, 상식을 벗어나 말도 안되는 일들이 강행될 때가 많고, 현경선생님 표현에 자아가 짓이겨지는 고통을 당하는 이 공동체. 내 자아 내 자존심 내 선택이 모두 굴종당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간 속에 오직 오직 오직 하나님만을 찾고 부르짖게 하는 이 곳.
하선교사님을 통해 지난 30년간 일하셨고 여전히 일하시는 하나님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에 주님께서 그에게 부여하신 리더십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영향력이 있는 것이리라.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고 그림자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러나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 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을 믿기에.

그동안 충분하고 자신있다 여겨왔던 나의 신앙이 와장창 깨지는 당혹스러움을 경험했다.
이제껏 교회생활, 단기선교, 크리스천으로 선명하게 살아왔다 생각했던 내 안일함과 교만했던 생각들이 땅바닥에 흙처럼 짓밟혔다.
나는 그동안 환상 속에 지내왔던 것이나 다름없는... 물탄 커피처럼 흐리고 옅은 신앙에 머물렀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격변의 시간을 27살의 지금 내게 허락하셨다. 감당할 만큼의 훈련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2012년 13년 14년 15년 16년 그리고 17년 이렇게 단계별로 필요에 따라 강도를 달리 훈련시켜주셨는데 2017년 2월에 내게 주신 훈련은 그동안의 어떤 훈련보다 강도높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훈련들이었다.
이보다 더한 헌신과 예배가 있을까 라고 생각해왔던 지난날의 경험들은 무의미하다시피 리셋되었고, 과거는 더이상 중요치 않았다. 지금 여기에서 내게 주시는 새 것만이 내게 필요한 것이었다.
그동안 움켜쥐고 있었던 나의 상식과 경험이 쓸려져 내려가며 이것들이 흡수되기까지 내 속에서 격렬한 거부반응이 나타났다. 몸에 좋은 약이 쓰듯... 마치 이 시간들이 내게 그랬던 것 같다. 몸에 좋은 약이었다.

새로운 길 앞에 눈으로 보기에 안개가 자욱했다. 나는 그 길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다. 한걸음 한걸음이 의심과 두려움으로 무거웠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더딜지라도 안개 속을 걸어갔더니 그 너머에는 보석보다 값진 것이 놓여있었다.
"내 안에 가장 귀한 것 주님을 앎이라..." 라는 오늘 아침 찬양의 가사처럼.

재필아 그동안 니가 알고있던 것들이 나의 전부가 아니란다. 그동안 너에게 필요했던 것은 너의 결핍이었던 어머니와같은 따스하고 온유한 사랑의 하나님을 만났다면 이제는 군대의 사령관으로, 만군의 주로 충성과 순종만을 받기 원하는 엄격한 하나님이 필요한 때야. 너는 이만큼 성장한 거야. 그렇기에 이제 너에게 새로운 나를 보여준 거야. 나는 또한 이런 하나님이기도 하니까. 다만 너를 죽기까지 사랑하는 내 마음은 어제나 내일이나 영원토록 동일하단다... 

독일에서 경험한 하나님.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값지다. 이제 현실로 나의 삶의 예배처소로 돌아간다. 너무 익숙하고 모든게 쉬운 한국에서, 신촌교회에서 내가 이만큼 전심으로, 최상의 것으로 하나님을 높일 수 있을까? 내게 자문했을 때 나는 자신이 없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 마음을 잃지 않도록 발버둥치며 도전해야지... 주님만을 간절히 사모하며 예배하며 살아가야지. 다시 돌아가게 될 삶이 두렵고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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