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Lewis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DRESSED IN JESUS

원수한테 인간의 출생이란 죽을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기에 중요하고, 죽음이란 오직 다른 종류의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에 중요한 것이 분명하다.

원수는 피조물들이 제 힘으로 서게 내버려 둔다. 흥미는 다 사라지고 의무만 남았을 때에도 의지의 힘으로 감당해낼 수 있게 하겠다는 속셈이지. 인간은 꼭대기에 있을 때 보다 이렇게 골짜기에 처박혀 있을 때 오히려 그 작자가 원하는 종류의 피조물로 자라가는 게야. 그러니 이렇게 메마른 상태에서 올리는 기도야말로 원수를 가장 기쁘게 할 수 밖에.

중요한 것은 네가 환자를 원수에게서 얼마나 떼어놓느냐 하는 한 가지 뿐이다. 아무리 사소한 죄라도 그것이 쌓여 인간을 '빛'으로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조금씩 조금씩 끌어올 수 있으면 그만이야.

원수는 인간이 온전히 그의 것이 될 때,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정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불행히도 이건 원수의 진심이지).

그러니 너는 환자가 겸손의 진정한 목적을 보지 못하게 해야한다. 겸손이란 자기 자신을 아예 잊어버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성격에 대해 특정한 형태의 의견(즉 낮은 평가)을 갖는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라구.

풍요로움은 인간을 세상에 엮어 놓거든. 풍요로운 중년기를 보내는 인간은 '세상에서 내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하지. 사실은 세상이 자기 속에서 자리를 찾은 것인데도 말이야.

10대 후반에 처음 만났던 몇권의 루이스의 책 중에 하나. 때 마다 생각이 나서 자주 읽었고, 이번에 e-book으로 구매하고 다시 두번 연속으로 읽었다. 놀라운 글이다. 글이든 현상이든 무엇이든. 결국에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기폭제가 된다면 그것들은 도구로써 충분한 것이다.

통곡의 벽을 마주하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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