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 2011. 8. 16. 11:39
2003
투명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며 당연한 듯 "기다려라 내가 간다" 라고 내뱉던 달력도, 시계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내 마음의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던 만원짜리 한장 쉽게 쥐어본 적이 없었지만 두려움의 근원이 그 곳에 없었던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손을 잡아보는 게 인생의 가장 커다란 도전이었던 예기치않은 비가 쏟아져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느린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던 약한 날 얕잡아 놀리던 친구들도 학예회 때 내 지휘를 따라 연주를 해야만 했던 세상의 바람에 요동치 않던, 무심했던 용기가 내 안의 세계를 움직였던 그 때가 그리울 때 오늘처럼...